260320_(동아일보) 보릿고개 넘는 K배터리, R&D 투자는 늘렸다.(기사인용 및 재구성)
작성일: 2026-03-20
조회: 19
K-배터리의 '보릿고개' 돌파 작전: 왜 적자에도 R&D 투자를 늘리는가?
K-배터리가 직면한 '보릿고개'의 실체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던 배터리 산업이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졌던
폭발적인 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었습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현장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 가동률의 위기: 본격적인 성장기 진입 이후 처음으로 평균 공장 가동률이 50% 아래로 급감했습니다.
* 강도 높은 구조조정: SK온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유휴 설비 및
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극한의 비용 절감에 돌입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개별 기업의 실책이 아닌, 외부에서 불어닥친 거대한 환경 변화에서 기인했습니다. 사면초가의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찾은 해법을 분석해 봅니다.
위기의 두 그림자: 글로벌 수요 정체와 중국의 거센 추격
현재 K-배터리는 수요 위축과 기술 추격이라는 양면의 칼날 위에 서 있습니다.
* 요인 : 글로벌 시장의 '캐즘(Chasm)' 현상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기 전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캐즘' 구간에
진입하며 배터리 주문량이 급감했습니다. 중국의 압도적 자본과 기술 공세 세계 1위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 자본 격차: CATL 한 곳의 R&D 투자액(약 4조 8,000억 원)은 한국 배터리 3사의 전체 R&D 투자 합계액(3조 605억 원)보다
무려 56%나 많습니다.
* 기술 역전: 2016년까지는 한국의 배터리 특허 출원 건수가 우위였으나, 2017년부터는 매년 중국에 뒤처지며 기술 주도권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생존형 R&D': 적자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는 이유
경영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그러나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다른 건 다 줄여도 R&D는 줄이는 순간
죽는다는 심정"이라며 현재의 절박함을 전했습니다. 기술력에서 밀리면 2~3년 뒤 시장 회복기에 다시는 일어설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배터리 3사는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며 '공격적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배터리 3사 R&D 투자 및 영업 현황 (2025년 기준)]

특히 SK온은 9,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투자를 12% 늘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확장이 아닌, 미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사적인 배팅입니다.
K-배터리 3사의 '3사 3색' 필살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각 기업은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LG에너지솔루션: "나트륨 배터리로 가성비 시장 공략" 비싼 리튬 대신 저렴한 **'나트륨'**을 활용한 차세대 배터리를
연구합니다. 리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이나, 성공 시 원가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보급형 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 SK온: "액체 냉각 기술로 화재 안전성 혁명" 배터리를 절연 액체에 담가 열을 직접 제어하는 **'액체 냉각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기존 공랭식(공기 냉각) 중심의 기술 트렌드를 완전히 바꿔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로 프리미엄 시장 선점"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가 월등히 높고 안전성이 뛰어나, 비싼 가격 문제만 해결한다면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래의 먹거리: 전기차를 넘어 영역 파괴적 확장
K-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적용 분야를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장을 넘어
각 분야의 '특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고난도 기술 싸움입니다.
1. 로봇: 좁은 공간에 탑재되면서도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소형·고출력' 배터리 기술 확보.
2. 데이터센터: AI 산업 확대로 인한 정전 대비용 비상 전력 공급 장치(UPS)에서 '즉각적 전력 공급' 능력 강화.
3. 드론: 비행시간 극대화를 위해 무게는 줄이고 에너지는 오래 유지하는 '초경량·고효율' 배터리 개발.
신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이 다시 열리는 시점에 경쟁 대열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 있다는
긴박함이 업계 전반에 팽배해 있습니다.
'보릿고개' 끝에 올 결실을 준비하며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농부는 다음 해 농사를 위해 씨앗을 남겨둡니다. K-배터리의 적자 속 R&D 투자는 바로 그 '씨앗을
심는 과정'과 같습니다.
1. 위기의 본질: 현재의 고통은 시장의 일시적 정체(캐즘)와 중국의 거대 자본 공세라는 이중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 전략의 핵심: 적자 상황임에도 R&D를 늘리는 것은 2~3년 뒤 시장 회복기에 압도적 기술 격차를 확보하기 위한
'생존형 공격'입니다.
3. 반등의 열쇠: 나트륨, 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의 완성도와 로봇·데이터센터 등 비전기차 분야로의 성공적인 시장
다각화가 향후 승패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지금의 과감한 기술 투자는 혹독한 서리를 견뎌내고, 2~3년 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가 다시금 독보적인 위상을
되찾게 하는 가장 강력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