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26_(조선일보) 전기차 시장 회복에도... K배터리 점유율은 하락(기사인용 및 재구성)

작성일: 2026-10-26

조회: 9

겉화려한 3분기 흑자의 함정: K-배터리의 착시 현상과 구조적 위기 진단

 

1. 실적 착시: 3분기 흑자 표면에 숨겨진 착시 현상

 

최근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 표면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급증하거나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숫자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본업인 전기차(EV) 배터리 사업의 실질적 성장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존한 '실적 착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분기별 영업이익 흐름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기업명

1분기 영업이익

2분기 영업이익

3분기 영업이익 (전망/실제)

특이사항 및 비즈니스 맥락

LG에너지솔루션

1,573억 원

1,133억 원

7,560억 원 (실제)

역대 최대 분기 매출(9조 6,434억 원) 달성 및 2분기 대비 영업이익 큰 폭 증가

삼성SDI

2,674억 원

2,038억 원

1,913억 원 (전망)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 3분기 연속 안정적 흑자 기조 유지 전망

SK온

-3,492억 원

-2,078억 원

-2,294억 원 (전망)

1분기 대규모 적자 이후 적자 폭을 줄이며 실적 바닥을 다지는 모습

 

이처럼 3분기 실적이 표면적으로 개선된 배경에는 본질적인 배터리 판매 경쟁력 상승이 아닌 3가지 핵심 착시 동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 북미 ESS 수요 급증: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폭발하면서 북미 지역 배터리 출하량이 크게 늘어 실적을 일시적으로 견인했습니다.
  • 미국 정책 수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정책적 환경 덕분에 한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누렸습니다.
  • 완성차 고객사의 일회성 보상금: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로 인해 당초 계약했던 최소 구매 물량을 채우지 못한 현지 완성차 업체(OEM)들이 지급한 **일회성 위약금(Penalty)**이 3분기 실적에 대거 합산되었습니다. (※ 이 보상금은 배터리를 더 많이 팔아서 남긴 지속 가능한 영업이익이 아니라, 고객사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일회성 합의금 성격입니다.)

 

이처럼 표면적인 실적 회복 뒤에 숨겨진 착시 요인을 걷어내고, K-배터리의 본업인 전기차(EV) 배터리 사업의 진짜 성적표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진짜 성적표: 글로벌 전기차(EV) 배터리 시장 점유율 급락

 

본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K-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회복세 속에서도 점유율이 오히려 급락하는 엄중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3사와 중국 양대 업체(CATL, BYD)의 연도별 시장 점유율 변화 추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추이 (중국 내수 제외)

 

구분

2024년

2025년

2026년 (1~8월)

한국 3사 (LG·삼성·SK)

43.7%

36.3%

26.8%

중국 양대 업체 (CATL·BYD)

31.1%

37.9%

44.7%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하고, 유럽연합(EU)의 순수 전기차(EV) 판매량이 164만 대로 45% 급증하였으며, 중국 제외 아시아 판매량이 77% 급증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확대의 결실은 한국 기업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K-배터리 3사의 합산 배터리 사용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12.8% 감소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점유율은 지난해 36.3%에서 올해 1~8월 26.8%로 10%p(포인트) 급락했습니다. 반면 한국이 잃어버린 시장 지배력은 중국 기업들이 그대로 흡수하여 중국 양대 업체의 점유율이 44.7%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체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배터리의 점유율만 이토록 가파르게 떨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려면,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3. 위기의 원인: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와 K-배터리의 포트폴리오 불일치

K-배터리의 점유율 급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력 제품군이 '고가·고성능'에서 '저가·소형'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에도, 한국 기업들이 기존 고가형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고수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한 주요 원인은 다음 3가지로 요약됩니다.

 

  1. 유럽연합(EU)의 저가형 보조금 도입: 유럽 교통·환경단체(T&E)에 따르면, 저소득층에 유리하게 설계된 구매 보조금이 도입되면서 시작 가격 2만 5,000유로(약 3,700만 원) 미만의 보급형 전기차 판매량이 2024년 대비 7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2. 북미 시장의 보조금 폐지: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가 폐지 및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배터리 수요가 위축되었습니다.
  3. 동남아 시장의 저가 중심 성장: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형 전기 승용차와 이륜차 위주의 실질적 수요 회복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불일치와 원가 경쟁력 열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년 새 15.6%에서 27.5%로 급증했습니다.

(※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행거리는 짧지만 원가가 매우 저렴합니다. 반면 한국이 주력하는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성능을 내는 대신, 니켈·코발트 등 고가 원자재 비중이 높아 원가 절감에 불리합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주력 제품이 여전히 고가의 하이니켈 배터리에 집중되어 있어, 완성차 업체들의 보급형 전환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구조적 불일치에 빠져 있습니다.

이처럼 본업인 EV 배터리의 부진 속에 현재 실적을 버텨주고 있는 ESS 사업마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K-배터리의 진짜 위기 극복 과제를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구원투수 ESS의 한계와 K-배터리가 나아갈 핵심 과제

 

북미 AI 데이터센터 특수로 인한 ESS 시장의 호조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단기적인 숨통을 트여주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ESS 사업의 구조적 한계

ESS 시장의 주력 제품 역시 LFP 배터리라는 점이 K-배터리의 또 다른 약점입니다. LFP 배터리의 핵심 원료 및 소재 공급망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독점·장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ESS 배터리를 많이 판매하더라도 핵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전략산업분석실장의 제언을 바탕으로, K-배터리 산업이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즉각 실행해야 할 3대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 ] 북미 ESS 착시에 안주하지 않고 골든타임 활용하기: 북미 ESS 특수 및 일회성 보상금으로 얻은 유예 기간을 실질적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전환하기
  • [ ] LFP·미드니켈 등 보급형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기: 고가 하이니켈 일변도의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 완성차 시장 수요에 맞춘 LFP 및 미드니켈(니켈 비중을 낮춘 중저가 삼원계) 등 보급형 라인업 신속히 확충하기
  • [ ] 중국에 대응할 독자적 원가 및 기술 경쟁력 확보하기: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LFP 원료 공급망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소재 절감 기술 및 신공정 도입을 통해 압도적인 원가 효율성과 기술 우위 동시에 구축하기